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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용미초 김장 체험기
작성자
지금실
등록일
Nov 16, 2014
조회수
1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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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도 사람도 어우러져야 제맛!>

 

14일-16일까지 서울광장에서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에게 김장 보내기 행사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접했다. 15일 비슷한 시기에 용미초에서도 ‘2014 김장 나누기‘를 한다.

    

‘2014 용미초 김장 나누기 프로젝트 첫 날인 14일 금요일.

    

2시 넘어 급식실에 도착하니 애 담임선생님처럼 잘 생긴 무는 깨끗이 씻겨 있고, 한쪽에서는 밭에서 뽑혀 나온 배추를 다듬고 또 한 쪽에서는 ‘배추 절이기’에 모두모두 분주해 보였다.

주섬주섬 장화를 찾아 신고 앞치마를 입고 한 번도 본적도 해 본적도 없는 ‘배추 절이기’ 경험을 하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배추 절이기는 소금물을 풀어 배추를 담궜다가 아기 다루듯 조심조심 건져 올려 다른 통에 담고 줄기 부분에 약간의 소금을 치는 것!’ 이구나 라고......

김장에서 첫 관문인 ‘배추 절이기’ 1차 작업을 끝내고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시고, 학부모회장님과 부회장님이랑 남게 되었다.

    

무채가 적을 것 같아 학부모회장님 집 밭에서 20개 넘게 가지고 와서 다시 손질하고 씻고 채 썰고.... 이 작업은 운영위원장이신 윤수 아버님이 안 계셨으면 못 했을 것이다. 혼자 무채를 다 썰어 주셨다.

    

절여지는 배추를 한번 쯤 뒤집어 줘야~ 배추가 제대로 절여진다고 한다. 그런데 그 시간이 대충 저녁 9-10시경. 고민 고민하다 학부모회장님과 부회장님이 다시 오기로 하고... 2차 작업에 돌입하였다.

    

2차 작업은 김장 양념 속에 들어 갈 실파, 양파, 갓, 마늘, 생강 등을 손질하기.

2차 작업을 하려니 야채들을 어느 정도의 크기로 썰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때마침 어머니 뜨개교실에 참가하는 분들이 찬조하시는 보쌈용 고기를 리하 어머님이 사다 놓고 가시는 길에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셨다.

조언을 참고로 실파 3cm정도, 갓 2cm정도, 양파 채 썰기를 무사히 마치고 갓 따로, 실파 따로, 양파 따로, 무채 따로 각각 따로따로 봉지 봉지에 쏙쏙 집어 넣고, 착착 정리해 두었다.

정리해 둔 것을 보니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른 듯한 뿌듯함을 느끼며 허리 펴고, 고개 들어 시계를 보니 배추 뒤집을 시간!

    

3착 작업은 배추 뒤집기. 이 또한 처음 하는 일!

“어떻게 하는 거야?” 내가 물었다.

“가운데 배추를 끄집어 올려 가장자리로 옮기면 가장자리에 있던 배추가 중앙으로 가!”

친절하게 학부모회장이 설명해 주었다.

부회장님과 나는 깊은 바닷물이 된 통에 깊숙이 손을 뻗어 가운데 있는 배추를 가장자리로 차곡차곡 이사를 시켰다. 그런데 학부모회장이 말한 대로 가장자리 배추가 가운데로 가지를 않는 것이다.

“가운데 거 건저 끝으로 옮기면 끝에 거가 가운데로 간다며... 안 가잖아?”

순진한 아이처럼 내가 하소연을 하였다.

“끝에 있는 걸 가운데 쪽으로 밀어야지... 그게 저절로 가냐고...”

학부모회장은 혼자 조용히 입을 틀어막고 배꼽을 움켜잡으며 말을 겨우 꺼냈다.

순간 내가 너무 바보 같았지만 숙제를 다 한 홀가분 마음으로 내일 김장의 두 번째 관문인 ‘배추 씻기’를 기약하며 밤 10시경 집으로 향했다.

    

‘2014 용미초 김장 나누기 프로젝트 첫 날인 15일 토요일.

    

애도 함께 학교를 가야하는 토요일. 평소보다 1시간 더 일찍 나서야 하는데 어제 늦게 자기도 했고 잠도 많은 아이가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 그런데 아이가 코피가 살짝 난 덕에 일찍 일어났고 간단히 아침을 먹고 8시에 출발해서 학교에 갔다. 학교에 도착해 보니 어제 마지막으로 본 사람 2명과 학부모회장님의 어머님이 친히 오셔서 양념과 보쌈용 국물을 준비하고 계셨다. 부회장님은 왔다갔다 하며 ‘배추 씻기’에 바빠 보였다.

    

9시부터는 ‘양념 버무르기’ 선수들이 올 것이다. 그 전에 배추 물기를 빼둬야 했다.

많이 남아 있지는 않았지만 4번의 헹굼 중 1차 헹굼을 위해 혼자 배추를 건져 올리기가 솔직히 힘들었다. 그때 등장한 꼬마 도우미와 이성수 선생님 덕에 정말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혜윤아 고마웠어!)

    

시간이 다가오니 하나 둘 선수들이 등장하였다. 선수들이 등장하였으니 판을 벌여야 했다.

아이들 식탁 6개를 모아 붙인 후 침대에 하얀 시트를 펼쳐 깔 듯 큰 비닐을 쫘~악 깔고 끝을 묶었다. 그리고 기 비닐 위에 무채를 모조리 쏟아 부었다.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길 동안 알록달록 가을 단풍은 아니지만 무채에는 고춧가루와 액젓으로 빨간 물이 들어갔다. 다년간의 김장에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리하 어머니의 가르침에 선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고 정성들여 잘 버무러진 김치들은 김치통으로 아이스박스로 차곡차곡 담겨졌다.

    

한 쪽에서는 갓 찐 고구마에, 갓 삶아 썬 고기에, 갓 한 밥을 담아 갓 한 겉 저리 김치에, 정민(재원) 외할머니가 손수 만들어다 주신 묵을 썰어 냈다. 부족한 상차림이였지만 따끈따끈한 음식들을 아이들과 선생님이 맛있게 먼저 드시고, 아이들 김장 체험하는 동안 선수들은 어수선한 공간이었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식사를 했을 듯하다. 그리 믿고 싶다.

김장 체험한 아이들에게는 본인들인 버무린 김치를 수훈이 어머니께서 일일이 비닐에 담아 조금씩 챙겨가게 했다.

    

서로 다른 여러 가지가 어우러져 맛있는 양념이 되듯, 서로 다른 용미초 어머님들이 어우러져 일을 하다 보니 김장도 맛있게 된 듯하다. 애 어디 데려다 주고 온 사이 뒷정리도 생각보다 일찍 2시경 끝났다. 양념 비율만 배우면 혼자서도 김장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안고, 마음 한 켠에 뿌듯함을 담아 학교에서 나왔다.

    

최근에 새롭게 알게 된 단어가 2개 있는데 ‘포트래치’, ‘쿨라’이다.

‘포트래치’는 일종의 ‘선물게임’인데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을 먹이고 선물을 나누어주는 북미대륙 북서부 원주민들의 선물증여의 풍습이고, ‘쿨라’는 선물에 대한 답례를 선물을 준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하는 멜라네시아 원주민들의 선물교환의 풍습이라고 한다. ㄱ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그에게 답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웃인 ㄴ에게 선물을 하고 ㄴ은 ㄷ에게 ㄷ은 ㄹ에게 선물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면 같은 공동체 구성원이 ㄱ에게도 결국 선물이 돌아간다는 것이다. 사실 돌아오기를 바라고 베풀지는 않겠지만 꼭 돌아오는 걸 경험들 하고 계실 것 같다.

    

‘포트래치’, ‘쿨라’ 모두 좋은 풍습이다. 개인적으로는 ‘give and take’가 아닌 멜라네시아 풍습과 같이 생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 근처는 11월 중으로 김장들을 끝내신다. 그래서 매주 분주해 보인다.

학교에 김장 봉사하러 오고 싶었지만 시댁에서 친정에서 김장하는 날이라서 또 여러 개인 사정상 도움을 주고 싶지만 못 오신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학교 김장에 직접 참여는 못 하였지만 간접적으로 도움을 주신분도 계시고, 모두가 마음은 하나였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베품’을 나누고 계실테고.....

    

학부모회장님이 시장도 보고 이것저것 신경을 더 많이 쓰셨을테지만, 학교 선생님 외 어머님들 모두가 몸도 피곤하고 신경 쓰신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쿨라’ 풍습을 믿으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산타 선물을 살짝 기대해보고 싶다.

같이 기대해 볼까요?

(바라고 베풀 때는 돌아오지 않는 법이긴 하지만..... ^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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